Interests/Movies2010. 7. 20. 03:54

- 그닥 보고 싶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단체로 보자고 해서 보러 감. 워낙 악평을 많이 듣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단 괜찮았다. 조져놓은 부분이 없는건 아닌데 이 정도면 선방.

- 기도원 얘기를 맨 앞으로 배치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특별히 노린 효과가 있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그냥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까봐 그랬나?

- 플레잉 타임 2시간 반 정도로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스토리 정리는 잘 됐다. 조연 캐릭터들이 밋밋해졌고 후반이 초, 중반에 비해서 약간 루즈하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클라이막스에 이르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쳐지는 것 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만화 대사를 영상 매체에 적합하게 옮기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연기를 못하는 것도 아닌 박해일씨가 어색한 대사에 파묻혀서 캐릭터와 겉돌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무방비 도시에 김명민씨 생각난다) 같은 만화 원작 영화인 타짜랑 비교해보면 이 부분에서는 완전히 낙제점을 받을만하다. 최동훈 감독님 사랑해요ㅠㅠ

- 정재영씨가 분한 이장에는 100% 만족했다.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대로 변희봉 선생님이나 최주봉 씨가 하셨으면 원작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살리기는 좋았겠지만 정재영씨도 분장해놓으니 분위기 충만하심. 안정적인 연기력이야 말할것도 없고 젊은 시절 촬영하기도 수월했을테지. 정재영씨는 지금도 영화 찍으면 다 그럭저럭 잘되기는 하시지만 좀 더 잘됐으면 좋겠다.

- 수트 입으면 얘가 멋지네 쟤가 멋지네 말이 많아도 난 박해일씨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한다. 연애의 목적 / 괴물 / 모던 보이 / 이끼 전부 다 아주 그냥... 특히 약간 단추 풀고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건들 하고 있으면 어찌 그리 멋진지. 연애의 목적같은 영화 또 안나오려나.

Posted by Liste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