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1. 2. 8. 19:59

- 방에 해병대 달력이 붙어있길래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해병대 출신이라 받아오신거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작은 아버지가 "니도 해병대를 갔어야 하는데"하는 씨알도 안먹힐 말씀을 하셔서... 나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웃었는데 의외로 다들 동조하셔서 공포를 느낌.

- 할아버지가 원래 말하는걸 좋아하시는 편이라 잔소리를 많이 하시기는 하는데, 2년 반만에 가서 그런가 모아놨던 얘기를 모두 풀어내셨다. 기본적으로 어르신들이 많이 하시는 잔소리운동을 해야지, 여자 친구를 잘 골라서 사귀거라 등는 기본이고, 뉴스보시면서 이집트 민주 항쟁 얘기로 운을 띄우시더만 민주화 운동하던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얘기를 하시다가 자연스럽게 구제역 살처분과 축산 농민들 얘기, 감 농사, 인천 지역 재개발 등의 각종 화제에 대한 얘기를 쏟아내시는데... 거기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먼 친척 얘기들까지 아오...

- 결혼에 대한 할아버지의 충고

1) 대학 다닐때 아가씨 만나지 않으면 직장 다니면서는 찾기 힘들다. 미리 마음씨 좋은 사람 만나서 준비해놔라.99%가 직장 다니면서 만난 사람하고 결혼할걸요. 게다가 이제 금방 졸업ㅠㅠ
 
2) 여자는 25세, 남자는 27세가 인생의 꽃이 피는 시기인 것 같다. 그때 결혼하는게 좋다.몰라서 못하는게 아니죠 ㅠㅠ
 
3) 집 살거 다 사고 자리 다 잡는거 기다리다간 결혼 못한다 대충 하고 같이 벌어라.여자들이 자리 안잡힌 사람하고 결혼안할라고 한다고요ㅠㅠ

- 4~5살 즈음 제사지낼때는 엄마가 한복을 입었었는데(지금은 안입으심) 그때 내가 엄마보고 한복 입지말라고 막 울었다고 한다. 왜였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 내 이름은 재원인데 막내 작은 아버지 둘째딸 이름은 채원이고, 내 동생 이름은 가온인데 둘째 작은 아버지 맏딸 이름은 가은이다.

- 나는 내 키가 182cm인 줄 알았는데(군입대 신검에서 나온 수치) 186cm이신 작은 아버지와 184cm인 사촌 동생과 차이가 안나보이길래 재봤더니 184cm였다. 야 키컸다.

- 고모와 고모부가 창원에서 재활용 관련 사업을 하시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다 일을 하신다. 그 중 한 사람의 친구가 설이라고 서울에서 놀러왔는데 4시간 정도 있다가 돌아갔단다. 아니 멀리서 와서 왜 그리 금방 가냐고 했더니 그 친구가 우즈벡에서 역무원을 했었는데 열차타고 15일씩 어디 가서 잠깐 내렸다가 다시 15일간 돌아오고 하는 일을 자주 했더니 이 정도만 있어도 오래 놀다가는 것 같다고...

- 고모 할머니의 손녀(몇 촌이냐 이게 -_-)분의 외모가 내가 아는 한 블로거를 혼자 상상했던 이미지랑(옷차림까지!)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 물론 그 블로거님의 실제 외모는 내가 상상한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고.. -_-

- 할아버지 의형제 분의 딸과 한번 만나보는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와서 조금 솔깃했는데 그 의형제 분 막내 아들이 29살이라는 얘기를 듣고 바로 포기. 야호!

Posted by Liste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