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ests/Movies2008. 10. 10. 16:39
- '비몽'보고 왔습니다...........

초반 15분~20분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김기덕 감독님이 미술을 하시던 분이라 그런지 돈도 별로 못 쓴 영화인데도 화면이 후줄근해보이거나 하는 것도 없고, 이야기 흐름도 괜찮고... 게다가 김기덕 감독님 영화치고는 꽤 내용 전개가 성실하고 친절하길래 '우와 천만 다행이다'싶었는데...

그 뒤부터 김기덕 감독님의 본색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오다기리 죠는 잠을 자지 않기 위해서 옷핀으로 자신의 머리를 찌르기 시작하며, 이나영은 자기가 헤어지자고 한 전 남자친구에게 몽유병 상태로 찾아가 섹스를 하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내용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 불가능하게 초현실적으로 전개됩니다 .뭔 소리인지 모르겠고 이쯤되면 애초에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도 않아서 생략합니다. 등장 인물들의 상태 또한 더욱 심각해져서 이나영과 오다기리 죠가 사이좋게되면서 문제가 해결되나 싶더니 갑자기 이나영은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하고있는 전 남자친구를 죽이고, 오다기리 죠는 다 자기가 잠들어서 그런 거라고 자책하며 절대로 잠을 자지 않겠다고 맹세하곤... 잠을 자지 않기위해 조각칼로머리를찌르고망치로발을찍고칼로허벅지를후벼팝니다. 그리고 한 분은 한강 다리에서 뛰어 내리고, 한 분은 목 매달아서돌아가시고- 죽었던 오다기리 죠가 갑자기 눈 떠서 웃으면서 영화 종료... 뭐야 이거 해피엔딩이야?????

10분 간격으로 베드 신이 나오는 것 부터 초큼 불안하기는 했는데, 갈수록 끔찍한 영상이 화면을 채워서 패닉 상태로 헤롱헤롱하면서 나왔습니다 ㅠㅠ 나 얘 만난지 5일 밖에 안됐는데 하필 같이 첨으로 본 영화가ㅠㅠ

- '그러게 왜 여자만나러 가면서 김기덕 감독 영화를 봤냐'고 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내가 고른거 아니거등요... 같이 가신 분이 이나영 좋다고 보고싶다고 고른거거등요... 전 진짜 열심히 말렸어요... 제가 원래 비위도 약하고 해서 좀만 무서운 장면 나오고 하면 옆 사람 어깨에 얼굴을 묻고 벌벌버럽럽럽럽러 떠는 그런 스타일이라... 이나영도 좋고 오다기리 죠도 좋지만 김기덕 감독님이 두렵지 않으냐고 몇 번이나 얘기 했는데도 '도전 정신이 있어야 발전이 있다.'면서 계속 보고싶다고 하시는데 내가 어쩌겠음... 더군다나 이 아가씨 영화 시작 전에 광고랑 예고편에서 좀 큰 소리만 나도 깜짝깜짝 놀라는 스타일이던데... 대체 무슨 용기로 이걸 보자고 했는지...
Posted by Listege